REPUBLIC OF KOREA
IAESTE

체험수기

일본, The University of Tokyo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안병호)
  • 작성일2019/04/11 17:22
  • 조회 1,923
​IAESTE와 시작된 인연

IAESTE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2014년 2월. 미국 D.C.에 위치한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이하 GWU) 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였습니다.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의 동북부지역은 3월 중순까지 눈이 내렸는데, 미국의 연방정부가 다섯 번이나 셧다 운(부분업무정지)될 정도로 폭설이 자주 있었습니다. 재는 휴교령과 영하의 한파는 저를 포함한 GWU학생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이끌어 주었고, 그렇게 저희들은 도서관에 모여 방학 때 무엇을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3달 간의 유럽여 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저와는 달리, 대부분은 ‘인턴’ 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계획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한 친구가 IAESTE를 소개 해 줬는데, 그것이 4 개월 뒤 저를 동경대학교로 오게 만든 시발점이었습니다.

 
14개의 서류, Skype 인터뷰, 그리고 서류분실

서류를 본격적으로 준비 한 것은 3월이었습니다. 약 10종류의 서류들을 제출해야 하다 보니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Cover Letter와 Resume를 제외하면 딱히 준비하기 어려운 서류는 없었습니다. 서류를 제출하고 2주 뒤인, 3월 30일. IAESTE Korea로부터 Ref No: 2014JP-055 지원에 선정되었다는 연락과 함께 Skype Interview할 날짜를 정해달라 는 요청이 왔습니다. 인터뷰는 한국시간으로 3월 30일(일), 3월 31일(월), 메일확인을 제 때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제가 제출할 서류들은 먼지가 되어 날아갔겠지요. 그리고는 4 월 1일, 한국대표 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때 까지만 하더라도, 완전히 합격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IAESTE Japan에서도 심사가 예정 되어있었고, 이를 위해서는 추천서, 건강증명서를 포함한 4 가지 추가서류와 함께 Cover Letter와 Resume 를 수정해서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원본으로 말이죠. 주소를 적을 때는 행여나 잘못 적을까봐 두, 세 번 체크를 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으로 우편을 보내 기 위해서, 학교 근처에 위치한 USPS라는 우체국을 이용했었습니다. 평균 2주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소포는 한국에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5월 6일, IAESTE​ ​Japan으로부터 공식 합격서류를 받았지만, 여전히 제가 보낸 원본서류들은 한국에 도착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유럽여행을 떠나기 직전, 우편물이 유실되었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지만 뉴욕에 있던 터라 다시 워싱턴DC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을 시간도, 추천 서를 써주신 GWU 교수님을 찾아 뵐 시간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GWU에서 같이 교환학 생을 한 친구가 병원에 들려주면서 저 대신 원본서류를 받아주었고, 추천서는 고려대학 교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 새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3월 초부터 시작된 인턴십지 원은 장장 3개월에 걸쳐 최종승인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밀 프로젝트

저는 본교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했지만, GWU에서나 동경대학교에서는 기계공 학부에 소속되어 활동했습니다. 두 학과 모두 물리학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거나 일을 할 때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동경대학교에서 한 일들에 대해서는 교수님의 요청에 따라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특정회사와 비밀리에 진행되 던 프로젝트에, 제가 가담해서 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구의 주제가 아닌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어 그러한 방향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사용한 프로그 램은 Blender라는 3D Computer Graphic Software 였습니다. 배우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 긴 하지만, Visualization에 있어서는 굉장히 강력한 소프트웨어 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이 용해서 „특정 영상‟을 만드는 것이 제 과제였는데, RAM이 32GB 이상의 고 사양 컴퓨터 를 필요로 했습니다. 일반 가정용 컴퓨터의 RAM이 4GB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나 다고 말 할 수 있겠죠. 연구실에서는 Cent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GPU computer를 제 게 할당해주었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최상의 조건 이였습니다. 세계 23위, 아시아 1위라는 명성답게, 동경대학교는 한낱 인턴학생에게까지 좋은 연구환경을 제공해주는 곳입니다. 혹시 Internship offers에 동경대학교가 있다면,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

일본은 한마디로 북국의 이글루 같았습니다. 겉에서 보면 딱딱하고 차가워 보이 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정말 따뜻한 나라였으니까요. 지리적으로 정말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적대적인 국가관계 때문인지 멀게만 느껴지는 이웃나라 일본. 제가 느낀 일본인의 따뜻함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일본에 온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한국에서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를 키워 주신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장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찾아 봤지만, 부산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많이지 않았고, 일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면 최소 72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한국항공사가 아니라 일본항공사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더라도 하루를 기다려야 했고, 그 비행 기마저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라서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확실하지 않았 습니다. 그래서 IAESTE Japan에서 친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도움을 구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주가 시험기간이라 모두 한, 두 시간 뒤에 기말고사를 봐야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제게 시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 급도 하지 않고, 각자 학교 도서관에서 제 비행기 티켓을 찾아주었습니다. 그 중 사쿠미 라는 친구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저를 대신해서, 항공사에 여러 번 전화해주었고 심 지어 제게 물어보기 전에 자신의 돈으로 항공권까지 결제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는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한 티켓을 찾았지만, 티켓가격이 비싸서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 더군이요. 나중에, 사쿠미를 만났을 때 연거푸 “아리가또!”를 말했지만, 이 때처럼 제 못난 일본어실력이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전 달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 이 세상엔 없었겠지요.어느 날은 단체로 온천에 간 적(Fig. 1)이 있습니다. 저를 제외한 14명은 모두 일본 인이었죠. 그들끼리 갔다면, 편하게 일본어를 사용하면서 놀 수 있었을 텐데 저를 초대해 주었답니다. 2시간이나 운전을 해서 간 그곳은, 외국인을 위한 관광지라기 보다는 정말 일본인들을 위한 곳 이었습니다. 같이 온천을 하고 산에 오르면서 저희는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부침개를 먹고 싶어하는 친구를 회기역 파전골목에 데려다 주는 것처럼, 진정한 일본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저를 이곳 저곳 멋진 곳에 데려가 주는 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곳을 아는 사람은 „네이버 지식인‟이나 „파워 블로거‟ 가 아닌 일본인 친구들이 아닐까 싶네요.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교실을 모방한 선술집 (Fig. 2)에 가거나, 밤을 새서 후지산을 등반하는(Fig. 3) 일들도 IAESTE Japan 친구들이 없었 으면 경험해보지 못할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보고, 듟고, 느낀 것들은 저만이 알게 된 일본의 또 따른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한국을 대표해서 달의 뒷면을 혼자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요.

  
                   Fig. 1                                            Fig. 2                                                   Fig.3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먼저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인턴십을 준비하고, 수행하면서 있었 던 일들을 이렇게나마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럼 이 제 당신께 드리고 싶은 자그마한 조언과 함께 이 경험보고서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아 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아래의 세가지 경우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 해외 인턴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지원할 offer를 고른 후, 가장 중요한 일은 Cover letter를 작성하는 일 입니다. 한 페이지의 Cover letter로 고용주들을 설득한 사람만이 인턴십 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자신의 경험과 능력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은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나는 그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고 경험도 있다. 그래서 당신들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이다.” 라는 식으로 글을 써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연구실이나 회사에 서 어떠한 일들을 하는지 먼저 조사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2) 인턴으로 선발된 학생에게,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른 경험보고서에서 이미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생략해도 될 것 같네요. 대신에, IAESTE 한국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IAESTE는 국가간의 신뢰를 바 탕으로, 전망이 밝은 인잧를 서로 교환하는 국제단체입니다. 저희들이 회원국가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두 국가간의 신뢰는 두꺼워질 수 도, 깨질 수도 있겠죠.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놀되 다음에 인턴을 하러 올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3) 경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학생에게,
여기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고 해서 저희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있는 것 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경험을 다른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IAESTE Korea성장의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열정과 헌 신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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