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수기
핀란드, Helsinki University of Technology(TKK) (포항공대 기계과: 김석범)
- 작성일2019/03/28 11:08
- 조회 1,757
“자일리톨이 전부가 아닌 그곳, 핀란드”
영국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내 옆방 친구와 해외 인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브라질에서 온 교환학생이었는데, IAESTE를 통해 인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 전까지는 그런 기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차근차근 알아보다가, 우리학교와 IAESTE 가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IAESTE 해외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다.
일단 우리학교에 국제협력팀에 서류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본 후 학교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내가 쓴 1지망, 2지망 업체가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승인을 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두 곳 모두 미국이었는데 결과는 참패였다. 두 곳 모두로부터 마감일이 넘도록 답신이 오지 않았다. 약간 실망을 하고, 방학 동안 계절학기를 해 놔야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IAESTE 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전에 핀란드로 지원했던 학생 자리가 급작스럽게 비게 되었으니 그곳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이틀 만에 급하게 이력서와 cover letter를 작성하여 보냈는데, 이번에는 성공이었다. 방학 동안 핀란드에 두 달간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기뻐서 환호성을 질러서 같이 사는 친구들이 놀라서 내방에 들어올 정도였다.
나를 받아준 곳은 핀란드의 Helsinki University of Technology (TKK) 의 제어연구실이었다.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라 대학교 연구실이었기에 인턴이라기 보다는 연구 인턴생이었다. 어쨌든 생활비 정도는 적당히 받을 수 있었다. 그 학교에서는 방학 동안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생활비 정도를 받는 사람들을 전부 ‘Summer trainee’ 라고 불렀다.
TKK대학에서 나를 받아주신 교수님의 강의 중에 NeoCybernetics라는 과목이 있다. 그 교수님께서 최근에 연구하신 NeoCybernetics 이론을 가르치는데, 단지 말로 설명을 듣고 텍스트로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번 방학 동안 컴퓨터 코딩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할 사람 둘을 모집한 것이었고, 운이 좋게도 내가 그 중 한 명으로 뽑힌 것이었다. 하지만 나도 NeoCybernetics라는 학문이 처음이었고 한 학기 짜리 과목을 한 달 만에 스스로 이해하고 프로그래밍에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은 거기에 쓰인 공식만을 보고 그것을 코드에 대입할 수 밖에 없었다. 나와 같이 일한 동료는 Jan(얀)이라고 하였고, 국적은 스웨덴인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핀란드에 산 친구였다. 그 학교 학생이면서 동시에 그 수업을 이미 들었기 때문에 그 친구로부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핀란드에 대해서는 자일리톨 밖에 모르는 상태로 일단 헬싱키 공항에 내렸다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일리톨 광고는 과장이었다. 핀란드에서는 그냥 상점에 놓여있는 여러 껌 중 하나일 뿐이다. 처음 버스를 타는데 버스 1일권이 이 만원이 넘었다. 핀란드의 물가는 전체적으로 너무 비쌌다. 영국에서 물가가 비싸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핀란드는 보통 영국의 두 배정도 되는 듯 하였다. 이것이 핀란드에서 겪은 유일한 어려움이었다. 처음 버스를 타는데 버스기사 분한테 일일권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다음 버스를 탈 때는 내가 짐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을 본 버스기사가 나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생각도 못 할 일이었다. 버스기사가 외국인에게 영어로 농담까지 던지다니! 처음에는 독일어처럼 핀란드 언어가 영어와 비슷해서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기 쉬울 거라 생각했었는데 천만의 말씀, 나중에 알고 보니 핀란드 언어는 우리나라, 일본, 몽골 언어와 유사한 뿌리를 두고 있는 우랄어족에 속해 있었고, 따라서 영어와는 그 근본부터가 달랐다. 하지만 지나가는 할아버지도 영어를 할 정도로 국민들이 교육 수준이 높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상점에 가서 핸드폰을 사면서 비싸서 안되겠다고 했더니 직원이 손수 나와서 싸게 파는 집을 알려주기도 하고, 길을 물어보면 자기 길이 아닌데도 데려다 주기도 하였다. 물론 어디를 가던 이 모든 것이 영어로 가능했고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내가 영어로 다가갔을 때 영어를 못한다고 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6월 말경에 핀란드에 도착했는데 첫날은 버스티켓 1일권 산 것이 아까워서 밤 늦은 시각까지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밤이 늦은 시각에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서 바라본 해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해가 바다에 반사되어서 반짝반짝 빛나서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붉은 빛이었다. 출근은 9시까지였기에 보통은 해지기 한참 전인 밤 11시에 잠이 들고 7시에 일어나려고 노력하였지만, 밖이 너무 밝아서 보통은 새벽 4시~5시에 잠이 깨었다. 내 방으로 아침햇살이 정면으로 들어오는데, 블라인드를 쳐도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결국 안대를 쓰고 잠을 자야 했다. 첫 번째 주말에 컴퓨터를 통해 부모님과 대화 하다가 밤이 늦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내 눈으로 들어온 붉은 석양에 다시 한번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잠깐, 아침햇살이 내방에 비쳐서 잠이 깼는데 밤에 석양이 같은 창문을 통해 다시 보인다는 것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것이 워낙 확고한 고정관념이었기에 지구에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핀란드 여름철에는 해가 북에서 떠서 북에서 진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IAESTE Finland 에서는 외국에서 온 summer trainee를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따로 두었다. 따라서 여러 가지 행사도 많았고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여름 내내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핀란드에서는 특히 사우나가 굉장히 유명하다. 인구가 500만 명인데 사우나 시설이 200만개라고 하니 말 다했다. 사람들이 사우나를 끝내고 곧바로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겨울에는 모든 호수와 바다가 얼어서 그 위에 쌓인 눈밭에 뒹굴기도 한단다.
내 스스로 느끼기에 나는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갔을 때에도 영 미국이라는 나라가 맘에 들지 않았고, 영국에 갔을 때에도 그 나라에 대해 상당히 못마땅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핀란드는 달랐다. 두 달 간 있으면서 핀란드에 대한 비판은 접어 둘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본 주위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친절했다. 거기서 지낸 두 달 동안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해 감사했고, 또 감사했다.
영국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내 옆방 친구와 해외 인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브라질에서 온 교환학생이었는데, IAESTE를 통해 인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 전까지는 그런 기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차근차근 알아보다가, 우리학교와 IAESTE 가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IAESTE 해외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다.
일단 우리학교에 국제협력팀에 서류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본 후 학교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내가 쓴 1지망, 2지망 업체가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승인을 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두 곳 모두 미국이었는데 결과는 참패였다. 두 곳 모두로부터 마감일이 넘도록 답신이 오지 않았다. 약간 실망을 하고, 방학 동안 계절학기를 해 놔야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IAESTE 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전에 핀란드로 지원했던 학생 자리가 급작스럽게 비게 되었으니 그곳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이틀 만에 급하게 이력서와 cover letter를 작성하여 보냈는데, 이번에는 성공이었다. 방학 동안 핀란드에 두 달간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기뻐서 환호성을 질러서 같이 사는 친구들이 놀라서 내방에 들어올 정도였다.
나를 받아준 곳은 핀란드의 Helsinki University of Technology (TKK) 의 제어연구실이었다.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라 대학교 연구실이었기에 인턴이라기 보다는 연구 인턴생이었다. 어쨌든 생활비 정도는 적당히 받을 수 있었다. 그 학교에서는 방학 동안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생활비 정도를 받는 사람들을 전부 ‘Summer trainee’ 라고 불렀다.
TKK대학에서 나를 받아주신 교수님의 강의 중에 NeoCybernetics라는 과목이 있다. 그 교수님께서 최근에 연구하신 NeoCybernetics 이론을 가르치는데, 단지 말로 설명을 듣고 텍스트로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번 방학 동안 컴퓨터 코딩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할 사람 둘을 모집한 것이었고, 운이 좋게도 내가 그 중 한 명으로 뽑힌 것이었다. 하지만 나도 NeoCybernetics라는 학문이 처음이었고 한 학기 짜리 과목을 한 달 만에 스스로 이해하고 프로그래밍에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은 거기에 쓰인 공식만을 보고 그것을 코드에 대입할 수 밖에 없었다. 나와 같이 일한 동료는 Jan(얀)이라고 하였고, 국적은 스웨덴인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핀란드에 산 친구였다. 그 학교 학생이면서 동시에 그 수업을 이미 들었기 때문에 그 친구로부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핀란드에 대해서는 자일리톨 밖에 모르는 상태로 일단 헬싱키 공항에 내렸다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일리톨 광고는 과장이었다. 핀란드에서는 그냥 상점에 놓여있는 여러 껌 중 하나일 뿐이다. 처음 버스를 타는데 버스 1일권이 이 만원이 넘었다. 핀란드의 물가는 전체적으로 너무 비쌌다. 영국에서 물가가 비싸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핀란드는 보통 영국의 두 배정도 되는 듯 하였다. 이것이 핀란드에서 겪은 유일한 어려움이었다. 처음 버스를 타는데 버스기사 분한테 일일권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다음 버스를 탈 때는 내가 짐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을 본 버스기사가 나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생각도 못 할 일이었다. 버스기사가 외국인에게 영어로 농담까지 던지다니! 처음에는 독일어처럼 핀란드 언어가 영어와 비슷해서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기 쉬울 거라 생각했었는데 천만의 말씀, 나중에 알고 보니 핀란드 언어는 우리나라, 일본, 몽골 언어와 유사한 뿌리를 두고 있는 우랄어족에 속해 있었고, 따라서 영어와는 그 근본부터가 달랐다. 하지만 지나가는 할아버지도 영어를 할 정도로 국민들이 교육 수준이 높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상점에 가서 핸드폰을 사면서 비싸서 안되겠다고 했더니 직원이 손수 나와서 싸게 파는 집을 알려주기도 하고, 길을 물어보면 자기 길이 아닌데도 데려다 주기도 하였다. 물론 어디를 가던 이 모든 것이 영어로 가능했고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내가 영어로 다가갔을 때 영어를 못한다고 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6월 말경에 핀란드에 도착했는데 첫날은 버스티켓 1일권 산 것이 아까워서 밤 늦은 시각까지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밤이 늦은 시각에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서 바라본 해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해가 바다에 반사되어서 반짝반짝 빛나서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붉은 빛이었다. 출근은 9시까지였기에 보통은 해지기 한참 전인 밤 11시에 잠이 들고 7시에 일어나려고 노력하였지만, 밖이 너무 밝아서 보통은 새벽 4시~5시에 잠이 깨었다. 내 방으로 아침햇살이 정면으로 들어오는데, 블라인드를 쳐도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결국 안대를 쓰고 잠을 자야 했다. 첫 번째 주말에 컴퓨터를 통해 부모님과 대화 하다가 밤이 늦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내 눈으로 들어온 붉은 석양에 다시 한번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잠깐, 아침햇살이 내방에 비쳐서 잠이 깼는데 밤에 석양이 같은 창문을 통해 다시 보인다는 것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것이 워낙 확고한 고정관념이었기에 지구에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핀란드 여름철에는 해가 북에서 떠서 북에서 진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IAESTE Finland 에서는 외국에서 온 summer trainee를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따로 두었다. 따라서 여러 가지 행사도 많았고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여름 내내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핀란드에서는 특히 사우나가 굉장히 유명하다. 인구가 500만 명인데 사우나 시설이 200만개라고 하니 말 다했다. 사람들이 사우나를 끝내고 곧바로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겨울에는 모든 호수와 바다가 얼어서 그 위에 쌓인 눈밭에 뒹굴기도 한단다.
내 스스로 느끼기에 나는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갔을 때에도 영 미국이라는 나라가 맘에 들지 않았고, 영국에 갔을 때에도 그 나라에 대해 상당히 못마땅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핀란드는 달랐다. 두 달 간 있으면서 핀란드에 대한 비판은 접어 둘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본 주위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친절했다. 거기서 지낸 두 달 동안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해 감사했고, 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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