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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미국, Histogenetics (UNIST 의생물공학과: 김한슬)
  • 작성일2019/10/14 12:47
  • 조회 3,261
                                      IAESTE 미국 인턴십 후기

학부 3학년을 마친 후, 영어 실력과 진로 고민으로 인해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고민하던 중, 친구가 학교게시판에서 본 IAESTE 미국 인턴십을 추천해줬다. 정말 신기하게도, 마침 생명과학 분야에 미국 뉴욕에서의 job offer 가 눈에 들어왔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해외 인턴십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관심도 없었고 내 영어실력으로는 당연히 불가능 할거라고 생각했었다. 지원기간은 2주정도로 길지 않았다. 난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 심정으로 그냥 지원해보기로 결정했다. 합격한다면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경험은 물론 영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었고, 반면 불합격한다 해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영문으로 이력서와 cover letter(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기타 서류들을 밤새 준비했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서류합격 소식과 인터뷰 날짜를 전화로 통보 받았는데, 믿겨지지 않았다. 영어로 인터뷰를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기쁨은 잠시였다. 이틀 동안 면접 예상 질문을 만들고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나 면접은 예상 질문을 벗어나 아주 평범한 질문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30분간 이뤄졌다.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진 못했지만, 최대한 웃으면서 질문에 맞는 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원국가가 미국인 만큼 지원자도 많았고 영어 실력이 중요하다는 면접관의 말을 듣고 나는 불합격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음 날, 나는 정말 놀랍게도 한국에서의 최종합격을 통보 받았다. 예상치도 못한 결과에 얼떨떨했지만 정말 기뻐서 눈물이 날 뻔 했다. 드디어 미국 회사 employee와의 마지막 면접이 남은 것이다. 한달 동안 영어 라디오, 영어 회화 인터넷 강의 등을 들으면서 나름 열심히 준비했고, 정말 마지막으로 미국 회사와 최종 면접을 봤다. 다행히도 면접관들은 한국인이었고 전체적으로 영어로 이루어졌지만 마지막 질문시간에는 한국어도 사용 가능했다. 최종 면접 후 2주간의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받기 까다롭다는 미국 비자를 무사히 받아내고 모두의 축복 속에 미국 뉴욕으로 향했다.
내가 6개월 동안 머무를 숙소에는 인도인1명과 한국인3명이 살고 있었다. 모두 미국인일거라는 나의 예상을 뛰어 넘어 내가 일할 회사는 한국인과 인도인이 참 많은 곳이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낯선 곳을 적응하기엔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일할 때는 공용어가 영어여서 영어로 해야 했다. 내가 일하던 회사는 장기 이식을 하기 전, 장기 기부자와 환자들의 조직 적합도를 검사해주는 일을 했는데, DNA extraction, PCR, Gel electrophoresis와 DNA sequencing 등 보통 Biology 관련 lab과 비슷한 일을 했다. 다른 점은, 샘플들이 세계 여러 곳에서 대량으로 들어와 모든 과정들이 기계화되어 있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PCR section 에서 일을 했는데, 어떻게 대량의 DNA sample 들을 증폭시키는지 배웠다. 학교 실험실에서는 sample 하나 또는 아무리 많아도 10개를 넘어가지 않았는데, 이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384 well 을 사용해 384개의 sample 들을 하루에 몇 백 개씩 처리 해야했다. 많은 것들이 기계화, 바코드화 되어있어서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최신식 기계들이었다. PCR의 원리를 배운 후에는 환자 또는 기부자들의 swab 에서 어떻게 DNA를 추출해내는지 배웠다. 또한, 아가로즈 젤을 이용해 증폭된 DNA들이 알맞은 크기인지를 알아냈고,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사용하여 DNA sequence 를 분석했다.




6개월 동안 일 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다. 처음으로 회사에서의 사회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정말 좋은 언니, 오빠들,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한국과 많이 다른 미국 문화를 경험 할 수 있었다. 미국 독립기념일, 할로윈 데이, 추수감사절 등에 열린 축제와 퍼레이드에 참여하면서 문화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IAESTE 미국측이 주최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여 다른 나라에서 온 인턴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또 매주 토요일에는 영어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도 배우고, 많은 외국인들과 소통도 하면서 콜롬비아, 멕시코, 네팔,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나라의 문화도 배울 수 있었다. 학교 수업 후에는 센트럴 파크나 주로 박물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월급을 모아서 뉴욕 뿐만 아니라 워싱턴,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올랜도 등 시간 날 때 마다 틈틈이 여행도 다녔다. 이곳에서 인턴십 하는 동안 학교 수업에서는 배우지 못할 많은 것들을 배웠고, 여유를 즐겼고, 정말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었다. 물론 영어 실력도 이전보다 훨씬 향상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처럼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분야의 일을 배우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IAESTE 인턴십을 정말로 추천하고 싶다. 만약 떨어질 까봐 두려워서 지원 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값진 추억과 경험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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