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수기
스위스, EMPA - Sealing Components Lab.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이재홍)
- 작성일2019/04/09 12:47
- 조회 2,207
IAESTE Korea를 알게 된 경로
4학년 1학기를 다니고 있던 2012년 봄,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렇다 할 특별한 경험 없이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는데, 이대로 졸업을 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예전부터 해외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꽤 있었는데, 어느 샌가 잊고 지내다가 그 즈음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여행이라도 가 보겠다는 결심을 한 후 4학년 1학기를 마친 뒤 휴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여행도 좋지만 졸업을 곧 앞둔 시점에서 직무와 경력에 대한 시야와 경험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주변 지인이 ‘해외인턴’ 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조언도 해 주었습니다. 그저 ‘해외인턴’ 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시행되는 제도들을 두루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공과대학 홈페이지를 봤는데, 평소에 잘 들어가지 않아서 몰랐던 많은 정보들이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국내 사기업 인턴제도 등). 몇몇 공고를 살펴보다가, 저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직접 문의하는 것이 빠를 것 같아서 공과대학 학사지원부에 찾아갔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해외 프로그램에 대해 찾고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로 찾아가 보라고 했습니다. 찾아갔더니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가 소속된 IAESTE라는 협회의 국제 인턴쉽 제도에 대해 소개해 주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전공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도 자신의 전공에 맞춰서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공계 학생들이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아주 좋은 기회일 것으로 보였고, 급여도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인턴쉽 지원 및 승인까지의 절차
먼저 IAESTE의 한국담당인 IAESTE Korea 홈페이지에 접속 후 가입을 하면 IAESTE Offer List 게시판에서 고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턴 국가, 고용주, 관련 전공이 게시되어 있고, O-form을 통해 업무와 요구조건 등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인턴쉽에 지원할 때 먼저 수월했던 점은 TOEIC 점수만 있어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TOEFL이나 IELTS 성적이 필요했고, 정부해외인턴쉽 등 다른 기관을 통해 지원하는 인턴쉽은 해당 국가의 언어 자격증을 필요로 하거나 가산점을 주어 비중을 크게 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대신, Resume와 Cover letter 등의 영문 구비서류를 꼼꼼히 준비해야 했습니다. 제가 IAESTE Korea에 가입했던 시기는 이미 주요 선발일정이 끝난 후 인턴쉽이 진행되고 있거나 끝난 초가을이어서 인턴쉽 오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들을 알아보다가, 11월 말 스위스 소재의 연구소에서 재료공학 전공 관련 인턴쉽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오퍼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다른 프로그램들에 지원하려고 영문 Resume는 써봤지만 Cover letter는 미리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2월 초쯤 IAESTE Korea 측으로부터 서류심사가 곧 진행되기 때문에 서둘러서 구비서류들을 갖춰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Cover letter를 포함한 다른 서류들을 IAESTE Korea의 많은 도움을 받아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서류가 준비된 후 바로 IAESTE Korea 측과 Skype로 영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급하게 준비했던 터라 큰 기대를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저를 좋게 봐 주셨는지 스위스 IAESTE 측으로 저를 지원시켜 주셨습니다. 스위스 IAESTE를 통해 고용주 측으로 저의 지원정보가 전달되고, 며칠 후 고용주 담당자와 직접 Skype를 통해 영어면접을 진행했습니다. Skype 면접 진행 도중 인터넷 연결 문제 때문인지 지연 현상으로 끊기거나 잘 들리지 않는 어려움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모든 지원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초조한 마음으로 약 3주 정도 기다리던 중에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간절하게 지원했던 만큼 마지막 인터뷰가 정말 아쉬웠고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승인을 받고 나니 더욱 기뻤습니다.
인턴 동안의 체험담(인턴수행, 현지생활 및 여행)
제가 인턴쉽을 수행했던 EMPA는 스위스 연방 재료과학 연구소입니다. 스위스에 총 3군데 연구소가 있으며, 저는 그 중 취리히 칸톤의 뒤벤도르프 시에 위치한 곳에 있었습니다. EMPA는 산업체들의 과제와 사회의 발전을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연구하는 재료과학 연구소입니다. 그 중에서 저는 도로공학/포장재료, 간단하게 아스팔트 연구실로 불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주로 도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포장재료를 개발하거나 그 구조 및 물성 관찰, 혹은 성능을 시험하고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었습니다. 연구실 인원은 약 30명정도 되었고, 저를 포함해서 2~3명의 IAESTE 인턴이 있었습니다.
첫 출근 이전 주에 도착해서 미리 연구실에 방문하여 둘러보며 적응을 했습니다. 연구소 내부에 들어가 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연구실들과 실험실들이 펼쳐진 건물의 내부가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는 “Asphalt Recycling”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도로에서 쓰고 난 후 재활용된 아스팔트 재료와 새로 만들어진 재료의 특성 실험을 하여 비교하는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원재료 상태의 아스팔트 (Bitumen)를 가지고 수분 흡수 실험을 진행하다가, 이후엔 도로에 포장하는 데 쓰는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가지고 강성 시험과 피로강도 시험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인턴쉽 첫 주에는 이민국 신고와 은행계좌 계설, 보험 (저는 학생들이 많이 쓰는 Swisscare에 가입했습니다.) 등의 행정적인 일들을 해결하면서 연구실 사람들을 만나고 적응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및 진행하게 될 실험 관련 문헌 자료들을 찾아서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으로 실험기기에 대한 교육을 받았을 때, 이제 정말 실질적인 업무를 시작한다는 마음에 들뜬 기억이 있습니다.
실험을 하고 관찰 및 분석을 담당자와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던 점은, 실험 결과가 예상했던 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그 결과 또한 가치있게 여기고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다시 실험해서 더 좋은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탐구정신을 가지고 꼼꼼하게 일하는 그곳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웠고, 저도 그런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며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계약서에 근무시간은 하루 8.2시간으로 명시가 되어 있었지만, 근무 시간에 대해선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연구실 사람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비교적 이른 시간에 퇴근했습니다. 스위스는 사회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마트와 은행, 관공서 등도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고 임금도 높았습니다. 그래도 식료품이나 생필품들은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팔기 때문에 인턴 급여로도 충분히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약 이틀정도 휴가가 주어졌는데, 스위스가 인접 국가들과 가깝기 때문에 휴가를 내거나 연휴가 있으면 스위스 내의 도시들과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곤 했습니다. 유럽으로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럽은 교통비가 비싸서 여행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차와 저가항공들을 잘 알아보고 이용하면 괜찮은 가격에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는 자연환경이 좋고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기에 좋은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산과 호수가 많아서 하이킹이나 수영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많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저는 7월 말 즈음 루체른에 있는 티틀리스라는 산에 올라가서 눈썰매를 탔던 일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땅 바로 위는 기온이 30대 후반의 온도로 더웠지만, 산에 올라가서는 만년설 위에서 시원하게 썰매를 탔던 점이 신기하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해외인턴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가장 처음으로 IAESTE에 등록된 많은 국가 (주로 유럽국가들)들이 영어권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처음엔 다소 어색하더라도 당당하게 대화를 시도하고 이어나가다 보면, 점점 자연스럽게 의사소통도 잘 할 수 있고,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턴쉽에 지원하거나 업무를 수행할 때 궁금하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담당자나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턴을 수행하는 학생들 모두 생소한 문화와 업무환경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곳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해 줍니다. 배우려는 의지와 관심을 보여주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도와줍니다.
마지막으로, IAESTE 인턴쉽은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특별히 이공계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배우고 공부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제 업무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인턴으로 뽑힌 학생은 회사나 연구소에서 믿고 업무를 맡기기 때문에 그만큼 전문적인 분야의 업무들을 수행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IAESTE에 소속된 고용업체들은 모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인재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그런 인재들과 함께 일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좋은 기회와 경험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4학년 1학기를 다니고 있던 2012년 봄,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렇다 할 특별한 경험 없이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는데, 이대로 졸업을 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예전부터 해외에 대한 막연한 관심이 꽤 있었는데, 어느 샌가 잊고 지내다가 그 즈음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여행이라도 가 보겠다는 결심을 한 후 4학년 1학기를 마친 뒤 휴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여행도 좋지만 졸업을 곧 앞둔 시점에서 직무와 경력에 대한 시야와 경험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주변 지인이 ‘해외인턴’ 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조언도 해 주었습니다. 그저 ‘해외인턴’ 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시행되는 제도들을 두루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공과대학 홈페이지를 봤는데, 평소에 잘 들어가지 않아서 몰랐던 많은 정보들이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국내 사기업 인턴제도 등). 몇몇 공고를 살펴보다가, 저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직접 문의하는 것이 빠를 것 같아서 공과대학 학사지원부에 찾아갔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해외 프로그램에 대해 찾고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로 찾아가 보라고 했습니다. 찾아갔더니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가 소속된 IAESTE라는 협회의 국제 인턴쉽 제도에 대해 소개해 주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전공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도 자신의 전공에 맞춰서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공계 학생들이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아주 좋은 기회일 것으로 보였고, 급여도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인턴쉽 지원 및 승인까지의 절차
먼저 IAESTE의 한국담당인 IAESTE Korea 홈페이지에 접속 후 가입을 하면 IAESTE Offer List 게시판에서 고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턴 국가, 고용주, 관련 전공이 게시되어 있고, O-form을 통해 업무와 요구조건 등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인턴쉽에 지원할 때 먼저 수월했던 점은 TOEIC 점수만 있어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TOEFL이나 IELTS 성적이 필요했고, 정부해외인턴쉽 등 다른 기관을 통해 지원하는 인턴쉽은 해당 국가의 언어 자격증을 필요로 하거나 가산점을 주어 비중을 크게 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대신, Resume와 Cover letter 등의 영문 구비서류를 꼼꼼히 준비해야 했습니다. 제가 IAESTE Korea에 가입했던 시기는 이미 주요 선발일정이 끝난 후 인턴쉽이 진행되고 있거나 끝난 초가을이어서 인턴쉽 오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들을 알아보다가, 11월 말 스위스 소재의 연구소에서 재료공학 전공 관련 인턴쉽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오퍼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다른 프로그램들에 지원하려고 영문 Resume는 써봤지만 Cover letter는 미리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2월 초쯤 IAESTE Korea 측으로부터 서류심사가 곧 진행되기 때문에 서둘러서 구비서류들을 갖춰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Cover letter를 포함한 다른 서류들을 IAESTE Korea의 많은 도움을 받아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서류가 준비된 후 바로 IAESTE Korea 측과 Skype로 영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급하게 준비했던 터라 큰 기대를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저를 좋게 봐 주셨는지 스위스 IAESTE 측으로 저를 지원시켜 주셨습니다. 스위스 IAESTE를 통해 고용주 측으로 저의 지원정보가 전달되고, 며칠 후 고용주 담당자와 직접 Skype를 통해 영어면접을 진행했습니다. Skype 면접 진행 도중 인터넷 연결 문제 때문인지 지연 현상으로 끊기거나 잘 들리지 않는 어려움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모든 지원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초조한 마음으로 약 3주 정도 기다리던 중에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간절하게 지원했던 만큼 마지막 인터뷰가 정말 아쉬웠고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승인을 받고 나니 더욱 기뻤습니다.
인턴 동안의 체험담(인턴수행, 현지생활 및 여행)
제가 인턴쉽을 수행했던 EMPA는 스위스 연방 재료과학 연구소입니다. 스위스에 총 3군데 연구소가 있으며, 저는 그 중 취리히 칸톤의 뒤벤도르프 시에 위치한 곳에 있었습니다. EMPA는 산업체들의 과제와 사회의 발전을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연구하는 재료과학 연구소입니다. 그 중에서 저는 도로공학/포장재료, 간단하게 아스팔트 연구실로 불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주로 도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포장재료를 개발하거나 그 구조 및 물성 관찰, 혹은 성능을 시험하고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었습니다. 연구실 인원은 약 30명정도 되었고, 저를 포함해서 2~3명의 IAESTE 인턴이 있었습니다.
첫 출근 이전 주에 도착해서 미리 연구실에 방문하여 둘러보며 적응을 했습니다. 연구소 내부에 들어가 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연구실들과 실험실들이 펼쳐진 건물의 내부가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는 “Asphalt Recycling”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도로에서 쓰고 난 후 재활용된 아스팔트 재료와 새로 만들어진 재료의 특성 실험을 하여 비교하는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원재료 상태의 아스팔트 (Bitumen)를 가지고 수분 흡수 실험을 진행하다가, 이후엔 도로에 포장하는 데 쓰는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가지고 강성 시험과 피로강도 시험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인턴쉽 첫 주에는 이민국 신고와 은행계좌 계설, 보험 (저는 학생들이 많이 쓰는 Swisscare에 가입했습니다.) 등의 행정적인 일들을 해결하면서 연구실 사람들을 만나고 적응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및 진행하게 될 실험 관련 문헌 자료들을 찾아서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으로 실험기기에 대한 교육을 받았을 때, 이제 정말 실질적인 업무를 시작한다는 마음에 들뜬 기억이 있습니다.
실험을 하고 관찰 및 분석을 담당자와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던 점은, 실험 결과가 예상했던 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그 결과 또한 가치있게 여기고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다시 실험해서 더 좋은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탐구정신을 가지고 꼼꼼하게 일하는 그곳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웠고, 저도 그런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며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계약서에 근무시간은 하루 8.2시간으로 명시가 되어 있었지만, 근무 시간에 대해선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연구실 사람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비교적 이른 시간에 퇴근했습니다. 스위스는 사회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마트와 은행, 관공서 등도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고 임금도 높았습니다. 그래도 식료품이나 생필품들은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팔기 때문에 인턴 급여로도 충분히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약 이틀정도 휴가가 주어졌는데, 스위스가 인접 국가들과 가깝기 때문에 휴가를 내거나 연휴가 있으면 스위스 내의 도시들과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곤 했습니다. 유럽으로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럽은 교통비가 비싸서 여행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차와 저가항공들을 잘 알아보고 이용하면 괜찮은 가격에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는 자연환경이 좋고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기에 좋은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산과 호수가 많아서 하이킹이나 수영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많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저는 7월 말 즈음 루체른에 있는 티틀리스라는 산에 올라가서 눈썰매를 탔던 일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땅 바로 위는 기온이 30대 후반의 온도로 더웠지만, 산에 올라가서는 만년설 위에서 시원하게 썰매를 탔던 점이 신기하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해외인턴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가장 처음으로 IAESTE에 등록된 많은 국가 (주로 유럽국가들)들이 영어권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처음엔 다소 어색하더라도 당당하게 대화를 시도하고 이어나가다 보면, 점점 자연스럽게 의사소통도 잘 할 수 있고,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턴쉽에 지원하거나 업무를 수행할 때 궁금하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담당자나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턴을 수행하는 학생들 모두 생소한 문화와 업무환경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곳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해 줍니다. 배우려는 의지와 관심을 보여주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도와줍니다.
마지막으로, IAESTE 인턴쉽은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특별히 이공계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배우고 공부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제 업무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인턴으로 뽑힌 학생은 회사나 연구소에서 믿고 업무를 맡기기 때문에 그만큼 전문적인 분야의 업무들을 수행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IAESTE에 소속된 고용업체들은 모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인재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그런 인재들과 함께 일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좋은 기회와 경험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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