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UBLIC OF KOREA
IAESTE

체험수기

스페인, Pinturas Hempel S.A. (UNIST 테크노경영학부: 차현진)
  • 작성일2019/04/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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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STE Korea를 알게 된 경로

작년 2011년 1월, 태어나서 처음 한국을 떠나 호주에서 계절학기를 수강한 이후 해외에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내가 재학중인 UNIST는 6주 이상의 산업체 인턴십이 학점으로 인정되며 졸업 필수 조건이었기에 해외인턴십을 수행하면 직장 경험, 영어능력 활용, 해외여행 등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인터넷으로 해외인턴에 관련된 정보를 찾던 도중 IAESTE 해외인턴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는 우리학교와 협회가 아직 교류를 맺지 않아 파견시 상당한 금액의 Placement Fee를 지불해야 해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일단 인턴쉽은 재쳐두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 합격하여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과대학교에서 한학기동안 수학할 예정이었는데, 파견 2달 전 교내 국제교류팀 최소진 실장님으로부터 우리 학교와 교류를 맺었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 따라서 교환학생 이수 후 인턴을 바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인턴쉽 지원 및 승인까지의 절차

2011년 12월부터 교내 원어민 교사/교수님 들과 상의하여 CV와 커버 레터를 작성해놓았다. 영어 성적은 이미 TOEFL iBT와 TOEIC 성적을 가지고 있었고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왔기에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2012년 2월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고가 올라왔다. 내 전공(경영학/환경공학 융합전공)에 맞는 오퍼가 3개 정도 있었는데, 그 중 직종, 봉급 등 여러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여 바르셀로나 근교에 위치한 Hempel이라는 회사의 마케팅 부서 인턴을 지원했다. 얼마쯤 지나 1차 서류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고, 한국 IAESTE와 스카이프로 영어 인터뷰를 보았다. 인터뷰 질문들은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전공, 앞으로의 계획 등) 것이었기에 무난하게 보았고, 날 마음에 들어 했는지 몇 주 뒤 최종지원을 하기로 결정되었다. 스페인 IAESTE에 최종지원 하기 전 IAESTE Korea의 조언에 따라 제출한 문서를 수정했고, 레퍼런스가 있으면 가산 요인이 된다기에 학교 지도교수님께 부탁 드려서 추천서 또한 제출했다. 최종 지원 후 한 달쯤 뒤 스페인에서 연락이 왔는데, 9월까지는 인턴을 시작할 수 없다고 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7월 중순에 끝나기도 해서 늦어도 7월 말까진 인턴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한달 반을 놀면서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안을 수락한 뒤 남은 건 초조한 기다림. 5월 중순, 인턴을 지원한지 거의 3개월 만에 합격 통지를 받았다!
그 이후에도 스페인 비자가 생각 외로 골치를 썩였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이었기에 암스테르담 스페인 영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했는데 찾아가보니 나더러 한국으로 돌아가서 지원해라지 뭔가. 그때 멘붕이었는데 IAESTE와 어찌 어찌 이야기가 되서 겨우 지원을 할 수 있었다. 비자는 2주쯤 뒤에 나온다길래 날짜에 맞춰 항공권도 예약해놨는데 정확히 46일이 걸리더라. 표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고, 좌석은 매진되서 결국 버스 티켓을 샀는데,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24시간 달리고 달려 도착했다. 계속 앉아있느라 허리는 박살. 그래도 도착한 게 어디야?


인턴 동안의 체험담(인턴수행, 현지생활 및 여행)

내가 인턴으로 지낸 Hempel은 덴마크계 페인트 제조회사이며 선박, 풍력발전기 등에 쓰이는 특수 도료를 생산한다. 회사 규모는 우리나라로 치면 KCC정도. 본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으며 바르셀로나, 부산 외에도 10여개국에 공장이 있다. 내가 소속된 바르셀로나 지부의 마케팅 부서는 매니저 1명에 직원 2명,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인턴 3명이 전부였다. 반면 R&D 부서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IAESTE 인턴만 해도 8명이나 있었다.
첫 출근 후 2주간은 사내 견학 및 사람들 얼굴 익히는 데 시간을 보냈다. 내 전임자 가 아직 회사에 남아있었기에 인수인계 절차를 거치며 직원 매뉴얼을 틈틈이 읽었다. 전임자가 회사를 나온 뒤부터 여러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Antifouling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 Antifouling 은 배 밑바닥에 삿갓조개 조류 해상생물이 부착되는 것을 막는 유독 도료인데, 오래된 제품을 시장에서 도태시키고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새 제품의 점유율을 올리는 것이 1차 목표였다. 각각 제품의 재고나 생산량, 수요 추이를 점검하기 위해 매주 데이터 쿼리를 이용한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제작했다.
회사 생활은.. 일단 1.정시 출근, 8시간 근무, 정시 퇴근이었으며 2.사내 분위기는 수평적, 편하게 지낼 수있었고 3.사내 식당이 무척 맛있었다. 매주 목요일 점심으로 빠에야가 나왔는데, 스페인 특유의 전통인가? 안 물어봐서 잘 모르겠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최대의 항구도시이고, 리고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루냐는 자기만의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역사적/경제적 이유로 많은 갈등이 있었으며 지금도 카탈루냐의 독립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테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 스페인은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낸 네덜란드와 많은 면에서 달랐다. 한달 중 반은 비가 오던 네덜란드와 달리 햇빛이 쨍쨍했다. 10월까지 수영복 입고 해변으로 갔으니 말 다했지. 음식 또한 네덜란드에서 삶은 감자만 먹다 와서 그런 지는 몰라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식료품도 한국과 비교해서 20-40% 가량 저렴했고. 한가지 안 좋은 점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영어만으로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예상한 대로지만 바르셀로나는 축제의 나라 스페인의 대도시 답게 볼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구엘 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같은 유명 관광지는 물론이오, 매주 이름도 모를 축제가 끊이질 않았다. 불꽃축제, 에어쇼, 카탈루냐 축일 등등... 같은 인턴 친구들과 여행도 꽤 떠났다. 가까운 곳으론 바르셀로 근교 몬세라트 수도원, 멀기론 이탈리아 로마 까지. 이런 여행들도 다 IAESTE 인턴 친구들과 같이 다녔다.
원래 2012년 9월부터 8개월 동안 인턴십을 수행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입영영장이 나와 급하게 귀국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내 슈퍼바이저를 비롯해 같은 회사사람들에게 미안했지만 오히려 날 엄청 위로해주었다. 렌트나 항공권 등 처리해야 될 일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12월 초에 귀국했다. 


해외인턴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1. 영어권 국가가 아닌 이상 유럽에서 대학교 나온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거기서 거기다. 본인이 영어로 진행하는 대학수업을 이해할 정도라면 너무 주눅들지 말고 용기 내서 대화를 나눠보자. 사실 얘네들도 문법 오류가 많으며 우리만큼 영어 작문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2. 유럽에서, 아니 최소한 내가 일한 회사에서 인턴들은 봉급만 정규직 직원에 비해 적다 뿐이지 하는 일은 같았다. 해외에서 인턴을 하면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 확실히 이런 면에서 국내인턴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3. 슈퍼바이저에게 직접 물어본 바 추천서가 당락을 갈랐다. 인턴을 지원하기 전에 지도교수님들께 영어로 된 레퍼런스를 하나 이상은 받아 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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