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수기
스위스, ETH Separation Process Institute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조우리)
- 작성일2019/03/28 11:28
- 조회 2,247
“최고의 선물은 바로 ‘사람들’”
지난 해 여름이 시작될 때 처음으로 유럽, 그 중 스위스라는 나라에 발을 딛게 되었다. 유럽 여행을 위해서가 아닌 인턴으로 ‘근무’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 무척이나 설렜었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4일만에 출국을 해야 했던 터라 많이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기쁘게 느껴졌던 과정이었다.
무사히 6개월 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많은 친구들이 해외인턴의 기회를 얻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물어왔다.
이 체험기를 통하여 작게나마 IAEST KOREA를 통한 해외 인턴십 기회가 어떤 것이었는지 더 많은 이들과 공유되었으면 한다.
지난 해 초,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에서 공고문을 보게 되었다. 이공계 학생 중 해외 인턴십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CV form을 작성하여 이메일로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해외 경험을 하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여행이나 어학 연수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 처음 IAESTE KOREA를 만나게 되었다. 학교 내 거점 센터를 통한 설명회에 참석하여, IAEST KOREA가 어떤 단체이며, 이 곳을 통한 인턴십 준비 절차를 차근차근 알아가게 되었다. 먼저 연초에 있는 Conference를 통하여 전세계의 대학이나 회사 등 인턴을 모집하기 희망하는 곳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게 된다. 이 후, 지원자들은 지원할 수 있는 job list를 대략적인 사항들과 함께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목록에서 자신의 전공과 인턴 기간, 업무 등을 고려하여 지원할 곳을 세 곳까지 선택하게 된다.
지원 전에 필요한 모든 서류들은 준비가 끝나있거나 마무리 되어 있는 상태여야 한다. 특히, 면접이 없는 인턴 선발 절차의 특성을 고려하여 Cover letter와 Resume는 꼼꼼하게 살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위스에 있는 세 곳을 희망하였고, 이 중에서, 전공인 화학 공학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ETH의 연구실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준비된 서류들은 IAESTE를 통하여 스위스의 연구실로 보내졌다.
지원이 끝난 후, 결과는 각각 발표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inform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최종 합격이 된 이후의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시일이 많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 하자면 Visa 준비, 항공권 마련, 근무처와의 Contact가 있다.
유럽의 경우는 90일 이하로 체류하는 관광객의 경우는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나는 총 24주의 긴 시간이었고, 유급 Intern으로 떠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비자의 발급은 필수적인 절차였다. 따라서 일을 하게 되는 인턴 학생들은 90일 이하의 인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경우라도 노동허가가 포함된 비자는 필수적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스위스로부터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받게 되면 스위스 대사관으로 서류와 여권, 비자 발급비 등을 준비하여 가게 된다. 이 때, 서류는 모두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인터뷰 과정은 없고, 다음 날 다시 찾아가서 입국 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받기만 하면 되다. 이 비자는 입국 비자이기 때문에 출국 날짜가 명확한 상태여야 하며 기본적인 인턴 기간이나 근무지에 대한 정보를 기입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를 참고하여 가는 것이 좋다.
비자 발급이 확실시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자 발급 서류가 준비와 항공권 구입을 동시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출국자가 많은 시기인 성수기에는 항공권을 구입이 힘들기 때문에, 이 때 출국하는 인턴들은 항공권구입을 가능한 빨리 구입하기를 권장한다.
IAESTE 취리히 사무국에서는 인턴 학생들을 위해서 Local committee로 일하는 대학생 친구들이 멘토로 배정되어 거주지 마련, 공항에서의 픽업, 기본적인 정보 제공 등 도착하자마자 필요한 일들을 도와준다. 특히나 취리히의 경우는 단기간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 친구들의 활동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그 밖에 다른 궁금한 점들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해결할 수 있었으며,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는 특성상, 필요한 ID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 연구실과도 연락이 되었다. ETH의 경우 인턴은 Student가 아닌 Staff로 분류가 되는 ID 카드를 발급받게 되고, 이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간단한 서류와 여권 사진을 우편으로 미리 보내었다.
처음 취리히 공항에 도착해 멘토인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멘토가 앞으로 거주할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취리히 공항은 시내와 전철인 S-bahn으로 약 15분 정도 소요하여 불편함이 없었고, 집이 모자란 취리히의 특성상 스위스 사람과 한 아파트를 Share하는 형태로 살게 되었다. 입국 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입국 비자가 부착된 여권과 사진, 그리고 앞으로 거주하게 될 주소와 집 주인의 이름, 전화 번호와 같은 정보를 가지고 거주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다. 지역마다 있는 사무소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데 주로 아침 일찍 열어서 일찍 닫기 때문에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하루 이틀 여유가 있다면 가장 빨리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였다. 거주 비자는 약 2개월 후에 받게 되며, 그 동안 임시로 쓸 임시 비자는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스위스 내에 있을 때는 이 비자를 소지하고 다닐 필요가 없지만 입국 90일 이후 스위스 이외의 다른 국가들로 여행을 갈 때는 여권과 함께 거주 비자를 꼭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외에 핸드폰 마련, 은행 계좌 개설 등은 여권이나 발급받은 거주비자를 가지고 가서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또 취리히 내에서 근무지까지 버스나 트램, S-bahn 등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는 교통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동안 구역 내의 모든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만드는 것이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특히 26세 미만의 학생은 이 패스를 할인된 가격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국제학생증이나 근무처에서 발급받은 ID 카드를 여권 사진과 함께 가져가 바로 발급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저는 인턴 기간 동안 다른 국가로 여행을 하거나 스위스 내의 다른 도시들을 기차로 여행할 계획을 많이 세워놓았기 때문에 Half-tax 라는 카드를 따로 발급받았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스위스 내의 모든 열차는 절반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국외로 나가는 기차의 경우도 어느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스위스는 4개의 언어를 사용하며, 그 중 취리히는 독일어권에 속한 도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위스 사람들 영어를 잘 구사하기 때문에 독일어를 하지 못해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또한 공문서는 독일어로 오며, 이 문서들의 해석은 같은 연구실에 근무하고 있는 멤버들이 잘 도와주었다.
ETH을 소개하자면, 취리히 연방공과 대학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로 스위스 제일의 명문대이며, 아이슈타인 등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ETH의 연구실은 최첨단시설과 전문기술자 배치가 잘 되어있으며, 무엇보다 최고의 교수님만을 고집한다. 또한 훌륭한 교수님을 모셔오기 위해서 교수님의 초임 연봉 약 1억 5000만원을 아까지 않는다. 이로써 ETH는 학생, 교수님 모두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전공이 화학 공학인 나는Separation Process Institute에 속한 연구실에 배정되어 일하게 되었다. 연구실의 멤버들은 대부분이 박사과정으로 각자 1개 혹은 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고, 처음 도착해서는 연구실에서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하여 멤버들에게 각각 설명을 듣고 실험실을 모두 돌아보았다. 생소하지는 않은 내용이었지만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맡아 하기에는 실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 2개월 동안은 연구실 프로젝트들에 대한 공부와 함께 실제 실험 결과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심도 있게 배웠다. 공학용 프로그램인 MATLAB은 수업 중에 다루어 본 적이 있지만 다양한 실험 조건을 변화시키면서 얻은 결과를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어떻게 분석해 내는지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2개월 정도가 지난 후, 내가 수행한 일들에 대하여 교수님과 전 멤버들, 그리고 외부 교수님들까지 모여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본격적으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파트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고, 실험 대상이 되는 물질 선정부터 실험, 분석, 레포트 작성까지 모든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했다. Separation Process의 분야 중 하나인 Crystallization에 대한 프로젝트로 Growth rate을 측정하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고, ETH의 완벽한 실험 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완성한 것은 인턴 기간이 끝나기 약 2주 전이였다. 이 동안은 프로젝트에 대한 레포트 작성, 프리젠테이션 준비로 인턴 기간 중 가장 바빴고, 프리젠테이션 후에는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칭찬에 뿌듯했다.
연구실에서 24주간 근무하면서 총 14일의 휴가를 받게 되었다. 이 휴가는 원하는 기간 언제나 쓸 수 있었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상의 후, 휴가를 떠나는 기간만 적어서 제출하면 된다. 업무 분량과 진행 상황, 그리고 개인적인 컨디션까지 고려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휴가들을 이용하여 매달 한 번씩은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로 여행을 떠났고 업무가 없는 토요일은 주로 스위스 내 다른 도시들을 여행하였다. 이런 개인적인 여행뿐만 아니라 IAESTE 취리히 사무국에서는 거의 매달 한 두 번씩의 이벤트를 기획하여 인턴들과 친구들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바비큐 파티, 산행, International Day, Bowling night, 자전거 여행, 스파 여행, 기업 탐방 등 개인적으로 여행할 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알차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동시에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Bar에 모여 인턴으로 온 학생들을 만나고, 인턴생활을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모든 이벤트 프로그램과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에 공지가 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IAESTE KOREA의 인턴십 기회를 통하여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가 보고 다른 나라의 연구 환경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이번 인턴 경험이 준 최고의 선물은 사람들이다. 항상 즐겁게 말씀해 주시던 교수님과 귀찮았을 지도 모르는 질문들에 웃으며 대답해 주던 멤버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인턴 친구들까지. 모두와 함께한IAESTE 인턴십은 나에게 가장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다. 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IAESTE KOREA을 통해서 해외 인턴십의 기회를 잡아서 더 넓은 세상과 견문을 넓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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